그래도 살아있다
나는 또 흔들렸다.
'이렇게 살고 있는게 과연 맞는걸까? 내가 아니라 누군가를 연기하고 있는것 같은데?'
몇 년째, 나는 내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내가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 궁금증을 품고 있었다.
언제부터 였을까?
언제까지가 나 였을까?
사람들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종종 하곤 한다.
현재에 지쳐있을 때 과거로 돌아가면 지금이 바뀔 것 같다는 희망을 가져보려는게 아닐까?
그렇다면 나는 언제로 돌아가면 지금의 내가 아닌 원하는 나로 살 수 있을까?
지금의 기억을 가진채로 과거로 간다면 지금의 내가 아닌 원하는 나로 살아 갈 수 있을까?
그러면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는 어쩌면 미래에서 온건데 기억이 지워져버린건 아닐까?
그래서 미래에서 지금으로 온 내가 더 과거로 가고 싶어하는 건 아닐까?
기억을 가진 채로 과거로 간다면 과연 지금 내 곁의 사람들과의 인연은 유지 할 수 있을까?
지금 내 곁의 사람들이 없는 나는 즐거울 수 있을까?
혹시 기억을 지우고 미래에서 지금으로 온건 아닐까?
그래서 차라리 나는 미래로 가고 싶다.
미래의 나를 만난다면 차라리 미래의 내가 나에게 많은 조언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?
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를 만나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.
중학교 때의 나를 만난다면, 초등학교 때의 나를 만난다면, 유치원 때의 나를 만난다면, 아니 어쩌면 만나본적 있는게 아닐까?
그래도 나는 지금 살아있다.
그래서 마음을 다시 먹고 미래의 나를 만났을 때 혼나지 않으려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.
어린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의 내가 미래의 나를 만들텐데 미래의 나를 어떻게 만들지는 지금의 내가 정하는 거 일텐데 그럼에도 나는 쉽게 변하기 어렵다.
지금 그저 그래도 살아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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